생각의 기술 - 코디 정
책
이해한 내용 및 감상
이 책은 수리 논리학(수학적인, 모두가 인정하는 참이 명제로 받아들여지는)이 아닌 일반 논리학(사람이 생각하는 것이 명제로 받아들여지는) 에 대해 주로 다룬다. 즉, "저 사람 참 괜찮다" 라는 문장은 괜찮은 것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저 사람이 누구인지 명확하지 않아도 명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 논리학 특정 의견에 대한 의사소통이기에, 타인을 설득하는 내용이 많이 들어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도, 해당 책의 주된 내용은 타인을 설득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다.
우선, 논리는 일상생활에서 의사소통-말하는 것, 쓰여진 것을 이해하는-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사람마다 모두 살아온 배경이 다르므로, 모두가 다른 생각(대전제)을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람들이 흔히 머리 속에 표상(representation, 명확하지 않은 개념)을 지니고, 이를 생각으로 오해해 의사소통을 시도하려 하기도 한다. 다만,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개념은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표상으로서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감각으로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사람들이 사고하는 과정은 연역(deduction)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귀납(induction)은 연역을 보완하여 대전제를 업데이트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연역은 대전제에서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이고, 귀납은 관찰에서 대전제를 만들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즉, 귀납(경험)을 통해 본인만의 대전제를 만들고, 이에 파생되어 만들어진 대전제를 이용해 본인의 주장을 펼친다는 것이다.예를 들어, A는 평생 먹어본 돼지갈비가 전부 맛있었기에, "돼지갈비는 맛있다" 는 생각을 머리 속에 품고, 다른이에게 돼지갈비가 너무 맛있다는 추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그럼에도, 경험을 능동적으로 업데이트 하는 능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무리 많은 경험을 얻어 확고한 마음가짐을 가졌을지라도, 그에 상반되는 경험이 일어났을 때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이, 타인을 이해하고 존경을 얻어 설득에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설득을 할 때 3가지의 내용을 강조하는데 에토스(Ethos, 형식 혹은 태도), 파토스(Pathos, 심리 혹은 공감), 로고스(Logos, 논리) 이다. 내가 이해한 바는 아래와 같다.
- (형식) 설득을 할 때 형식을 갖춰야 사람들이 쳐다라도 본다.
- (심리) 설득을 당하는 사람이 이 의사소통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지에 대해 생각해보아라. 만약 반감이 들 것 같다면 들으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 (논리)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해야지, 논점을 못 잡으면 바보 소리를 들을 것이다. 내가 원하는 바에 따라 주제 프레임의 크기를 키우거나 늘려서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가 바보 소리처럼 들리지 않도록 해야한다. 아니면, 그냥 조용히 해라. 마지막으로 필요하지 않은 논거는 없느니만 못하니 그냥 없애는게 낫다. 괜히 넣었다가 공격당하느니 빼라. 차피 그거 넣어도 허접한 내용이면 아무도 신경 안 쓸 것이다.
논리학하면, 이산수학 시간에 하던 $\forall A \rightarrow B$ 같은 내용들만 했었는데, "논리적"이라는 개념이 꼭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 참 흥미로웠다. 내가 생각하는 대전제에서는 논리적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말도 안되는 생각일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한 내용이었던 것을 지금까지 많이 간과하고 살았던 것 같다.
군데군데 들어간 부록 내용 중에는 논리적인 글쓰기 내용 중, "전문약어를 쓰도록 하지 말자. 독자는 읽으려고 공부해주지 않는다." 라는 말이 참 와 닿았다. 돌이켜보면 어떤 개념에 대해 쉽게 설명하려는(직관적으로 이해되도록 하는) 훈련을 하지 않아 의사소통 시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의사소통 시에는 내가 하고싶은 말을 나의 방식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려는 페르소나를 장착한 상태에서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